베트남 결혼 정보 매거진 ‘아오자이’에서 베트남 결혼 지참금, 국제결혼 조건, 혼인신고 서류, 결혼업체, 문화, 현실과 후회 후기 등 다양한 최신 정보들을 구독하여 만나보세요!

국제결혼 필수 용어 사전: 아포스티유, 영사확인, KIIP 뜻 모르면 필독

COLUMNIST
by 배유나 (Bae Yu-na)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것도 잠시, 눈앞에 놓인 서류 더미 속에서 ‘아포스티유’, ‘영사확인’, ‘KIIP’ 같은 낯선 국제결혼 용어들과 마주치면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지난 베트남 국제결혼 8단계 로드맵혼인신고 순서 장단점 칼럼을 따라오시면서 ‘이 서류는 대체 어떻게 증명해야 하지?’, ‘이 프로그램은 꼭 해야 하나?’ 같은 궁금증이 생기셨을 텐데요. 오늘 칼럼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친절한 ‘용어 사전’입니다.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핵심 법률 행정 용어들의 뜻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준비 과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베트남 국제결혼 커플이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즐기며, 한옥 마을을 구경하고 있다.

문서의 국경을 넘게 하는 마법, ‘아포스티유’ vs ‘영사확인’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두 가지 용어부터 확실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발급한 가족관계증명서를 베트남에, 베트남에서 발급한 미혼증명서를 한국에 그대로 제출할 수는 없습니다. 각국의 문서가 다른 나라에서도 법적 효력을 갖게 하려면 ‘인증’ 절차가 필요한데, 그 방식이 바로 아포스티유와 영사확인입니다.

1. 아포스티유 (Apostille)

아포스티유란, ‘외국 공문서에 대한 인증의 요구를 폐지하는 협약(헤이그 협약)’에 따라, 한 국가의 문서가 다른 협약국가에서도 별도의 인증 없이 유효함을 인정해 주는 ‘증명 스티커’입니다. 쉽게 말해 ‘문서용 국제 여권’과도 같습니다. 아포스티유만 받으면 협약국 어디서든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 베트남은 2025년 현재, 이 아포스티유 협약국이 아닙니다. 따라서 한국과 베트남 간의 서류에는 아포스티유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곤 합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2. 영사확인 (Consular Verification / Legalization)

베트남처럼 아포스티유 미협약국과 서류를 주고받을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영사확인입니다. 절차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한국-베트남 국제결혼의 표준 절차이므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서류를 베트남에 제출하는 경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에서 해당 서류를 베트남어로 번역하고 공증받습니다.
  2. 대한민국 외교부에 방문하여 ‘이 서류는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공증사무소에서 처리한 것이 맞다’는 확인을 받습니다.
  3. 한국에 있는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 방문하여 ‘대한민국 외교부의 확인이 맞다’는 최종 확인을 받습니다.

마치 여러 단계의 검문을 거쳐 신원을 보증받는 과정과 비슷하죠? 이 아포스티유 영사확인의 차이만 명확히 알아도 서류 준비의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아포스티유 스티커가 붙은 서류와 여권, 영사확인 서류들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한국 생활 적응의 필수 카드, ‘외국인등록증’과 ‘KIIP’

이제 서류 절차를 마치고 배우자가 한국에 입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기서 또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3. 외국인등록증 (ARC, Alien Registration Card)

F-6 결혼비자를 받고 한국에 90일 이상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발급받아야 하는 신분증입니다. 한국인의 주민등록증과 동일한 역할을 합니다. 이 외국인등록증이 있어야만 은행 계좌 개설, 휴대폰 개통, 건강보험 적용 등 한국에서의 정상적인 경제 및 사회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입국 후 관할 출입국·외국인관서에서 신청하게 됩니다.

4. 사회통합프로그램 (KIIP, Korea Immigration and Integration Program)

KIIP은 이민자가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어 학습(0~4단계)과 한국 사회 이해(5단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을 넘어,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엄청난 혜택이 주어집니다.

특히 F-6 비자 신청 시 부부간 의사소통 요건을 입증해야 하는데, KIIP 5단계 이수증은 이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서류 중 하나입니다. 또한, 향후 영주권(F-5)이나 국적 취득 시에도 시험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추세입니다.

F-6 비자의 까다로운 요건들에 대해서는 추후 [AC-008] F-6 비자 발급 조건, 이것 모르면 무조건 탈락합니다 칼럼에서 더욱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 KIIP의 중요성을 꼭 기억해두세요.

베트남 신부들이 사회통합프로그램(KIIP)교재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놓치기 쉬운 기타 필수 행정 용어

마지막으로, 서류 준비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칠 몇 가지 용어를 더 짚어 드립니다.

  • 혼인요건 구비증명서 (Affidavit of Eligibility for Marriage): 한 사람이 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상태(즉, 미혼이거나 이혼/사별 후 독신)임을 증명하는 공식 서류입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선혼인신고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합니다.
  • 번역 공증 (Certified/Notarized Translation): 제출할 서류를 상대방 국가의 언어로 번역한 후, 그 번역이 원문과 동일하다는 것을 국가가 인정한 공증인에게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모든 외국어 서류의 기본입니다.

어떠신가요? 낯설게만 느껴졌던 용어들이 이제는 조금 친숙하게 다가오시나요? 국제결혼이라는 여정에서 법률 행정 용어를 아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닙니다.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지키며, 전체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힘을 얻는 과정입니다. 오늘 배운 용어들을 기억하신다면, 앞으로의 길이 훨씬 명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이제 이 용어사전을 무기 삼아, 여러분의 행복한 여정을 자신감 있게 시작하시길 응원합니다.

베트남결혼 매거진 아오자이 2025년 6월